강릉에는 이른바 ‘3대 장칼국수’라 불리는 성지들이 있다.누군가는 어디가 더 맵네, 어디가 더 면이 쫄깃하네 하며 우열을 가리지만, 내 발걸음은 결국 이곳 ‘벌집’으로 회귀한다.강릉의 숱한 장칼국수 집을 다녀본 끝에 내린 지극히 주관적이면서도 확신에 찬 넘버원이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면 세월의 때가 묻은 구옥의 정취가 먼저 반긴다. 이곳은 원래 여인숙이었다고 한다.낯선 나그네들이 고단한 몸을 뉘이던 방들은 이제 뜨끈한 국물로 속을 달래는 식탁이 되었다.공간이 품은 특유의 낮고 아늑한 공기 때문일까, 기다림마저 설렘으로 변한다. 자리에 앉자마자 내어주는 묵은지 한 접시. 이 집의 진짜 '사고'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장칼국수가 나오기도 전에 공기밥 한 그릇을 주문해 묵은지를 척 걸쳐 먹는다.아삭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