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맛 (Table)

광주 뽀뽀통닭, 예약 없인 문턱도 못 넘는 장인의 치킨

까칠한 한량 2026. 1. 20. 17:49

서울에서 광주까지, 오직 통닭 한 상자를 위한 여정

 

이곳의 통닭을 맛보려면 최소 하루 전 예약은 필수입니다.

서울에서 차를 몰아 광주광역시 북구 중흥동의 좁은 골목까지 내려가는 길은 결코 가볍지 않지만,

수백 킬로미터를 달려가는 이 여정의 끝에는 뽀뽀통닭이 있습니다.

 

 

20번 넘게 시도한 전화기 너머 들려오는 주인장 아저씨의 목소리는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몇 시요?" 그 짧고 묵직한 물음은 예약이 완료되었음을 알리는 신호일 뿐입니다.

전국을 다섯 번이나 돌았지만, 이토록 사람의 마음을 애타게 만드는 통닭집은 단연코 이곳뿐이었습니다.

 

 

30년 세월을 튀겨낸 낡은 주방의 반전

 

가게 문을 열면 가장 먼저 신선한 기름 속에서 닭이 튀겨지는 맛있는 소리가 귀를 사로잡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난 빛바랜 면 티셔츠, 굵은 팔뚝에 맺힌 송골송골한 땀방울.

아저씨는 화려한 요리사 복장 대신 집에서 입던 편안한 옷차림에 앞치마 하나를 무심하게 두르고 있습니다.

 

주인장의 깔끔함이 나의 입맛을 더 당긴다

 

놀라운 것은 오래된 공간임에도 기름기 하나 보이지 않는 깔끔함입니다.

가게 한 귀퉁이, 열기를 내뿜는 커다란 가마솥과 세월의 궤적이 패인 나무 도마가 이 공간의 진짜 주인입니다.

 

 

깻잎 향에 실려 온 바삭한 위로

상자를 여는 순간 은은하게 깻잎 향이 코를 자극합니다.

반죽에 깻잎을 갈아 넣으신듯, 튀김옷 사이사이에 박힌 초록색 점들이 닭의 잡내를 잡고 고소함을 더합니다.

 

 

한 입 베어 물면 바삭 하는 소리가 귓전까지 울립니다.

시장 통닭 특유의 투박한 튀김옷 안에는 육질이 단단하고 쫄깃한 토종닭의 식감이 살아 있습니다.

 

10년간 전국의 숨은 맛을 찾아다녔지만,

뽀뽀통닭의 이 식감은 삶의 감각처럼이나 강렬하고 생생합니다.

 

 

골목 끝에서 만난 정직함

 

 

광주 뽀뽀통닭은 하루에 정해진 양만 튀겨냅니다.

더 많이 팔 수도 있지만 아저씨는 자신의 손이 닿는 만큼만 정성을 다합니다.

그 무심한 듯 고집스러운 정직함이 10년 넘게 제 발길을 서울에서 이곳까지 끌어당깁니다.

서두르지 않고 매일 같은 자리에서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것. 그것이 바로 제가 블로그를 통해 나누고 싶은 인생의 맛입니다.

 

 

뽀뽀통닭 : 광주광역시 북구 우치로 27 (중흥동 368-10)

  • 전화: 062-525-9331 (예약 필수)